처음 영국을 방문한 것은 2018년, 휴학 중 떠난 첫 홀로 여행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발을 디딘 해외 도시는 런던. 첫 해외여행의 설렘 때문이었을까, 그때의 기억은 유난히 따뜻한 추억으로 남았다.
처음 런던 거리를 걸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사람들이 참 평화롭고 자유로워 보인다." 는 것이었다. 거리를 가득 메운 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보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이들이었다. 하루를 쉴 새 없이 살아가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고 그 낯선 자유로움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영어를 좀 더 잘했다면, 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고, 그때부터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화 속 대사가 너무 빨라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반복해서 듣고 따라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 영화를 50번, 100번씩 무자막으로 보면서 쉐도잉하는 내 모습이 자연스러워졌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재밌었다. 특히 영국 영화와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영국식 억양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 영국에서 살아보고 싶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마음이 점점 커졌다. 자유롭고 다양한 문화, 오래된 건축물과 거리, 여유로운 분위기… 여행으로는 채 다 느끼지 못한 것들이 궁금해졌다.
그때쯤, 나는 프론트엔드 개발을 공부하고 있었다. 개발자로서 해외 경험을 쌓는다면 더 넓은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 고민 끝에 영국 워킹홀리데이에 지원했고, 2022년 하반기, 마침내 합격했다. 출국까지 시간이 충분했기에 영어와 개발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출국이 다가오니 걱정이 몰려왔다.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데, 신입 개발자로 취업하는 게 가능할까?"
솔직히, 확신은 없었다. 낯선 환경, 언어적 장벽, 기술적 한계… 넘어야 할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다.
영국에서 살아가는 게 여행과는 다를 거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막연한 동경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았다. 직접 부딪혀 보고, 경험해 보고 싶었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영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