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온 한 해였다. 영국에서의 워홀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나는 수많은 도전과 배움을 마주했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경험은 개발자로서뿐만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도 큰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이제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며 지난 1년간의 경험을 돌아본다. 때론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들은 앞으로 나아갈 발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국에서의 취업 도전
영국에서의 취업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험난했다. 수많은 서류 탈락을 경험했고, 어렵게 얻은 면접 기회에서도 여러 난관에 부딪혔다. 그 과정을 되돌아보며, 가장 큰 도전이 되었던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의사소통의 벽을 넘어서
영어로 내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은 가장 큰 과제였다.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 기술적인 개념이나 복잡한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것이 한국어로도 어려운 일이었고, 영어로 표현하려니 더 힘들었다. 특히 기술적인 질문에서 논리적으로 답변하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고, 이로 인해 면접관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라이브 코딩 테스트
라이브 코딩 테스트에서 예상보다 더 어려운 점은 문제를 풀면서 동시에 그 과정을 영어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문제 해결 과정을 영어로 설명하면서 코드를 작성하는 멀티태스킹이 예상보다 훨씬 어려웠다. 이 경험을 통해 단순한 문제 풀이 능력뿐만 아니라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자 문제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
남은 비자 기간이 1년 미만이라는 점은 취업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기술적 역량과 무관하게, 면접에서 반복적으로 받는 ‘비자 기간’ 질문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였고, 채용 과정에서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결과로 증명하는 것의 중요성
이론적 지식은 충분히 쌓았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 포트폴리오가 부족했다. 학습과 경험이 많았음에도, 그것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앞으로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나가려 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도전은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네트워킹과 피드백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 노력했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이 경험들은 앞으로의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지 생활과 문화 경험
다양한 문화권의 룸메이트들과 함께 생활한 것은 가장 값진 경험 중 하나였다. 에콰도르, 루마니아, 아일랜드, 일본 등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지내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현지 식당에서의 근무 경험을 통해 영국의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근무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철저한 알러지 관리 시스템이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는 런던이기에, 모든 직원이 전 메뉴의 알러지 정보를 완벽히 숙지해야 했고, 고객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이를 매우 엄격하게 관리했다. 이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한국에서는 유연하게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국에서는 개인이 맡은 업무만을 철저히 수행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이었다. 이로 인해 업무 동선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었고, 관리 또한 명확했다.
영국의 여유로운 문화도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기차가 자주 지연되거나 업무 속도가 느려서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빨리빨리’가 아닌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을 이해하게 되었다. 업무 시간과 개인 시간을 철저히 분리하는 문화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다.
여행으로 넓힌 시야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며,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장소들을 만날 수 있었다.
1월, 따뜻한 포르투갈에서 포르투와 리스본을 여행했는데, 특히 포르투의 언덕에서 바라본 노을과 그 작은 도시의 분위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곳의 음식과 여유로운 분위기는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다.
8월에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의 건축물들을 보고, 생각보다 큰 인상을 받았다. 평소에는 건축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직접 보고 공부하면서 이 건축들이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졌다.
마요르카의 해변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더운 날씨를 잊게 할 정도였다. 그곳의 푸른 바다와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생 바다로 기억될 만큼 특별했다. 마요르카에서의 음식과 경험들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함께 배우고 나누며 성장하다
스터디 운영 및 기획
스터디 운영과 기획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나누는 경험을 했다. 각 스터디는 나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 넓은 시야와 깊이를 얻을 수 있었다.
프론트엔드 아티클 스터디
2024년 8월까지 1년동안 운영한 프론트엔드 아티클 스터디는 매주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아티클을 읽고 의견을 나누면서 지식을 쌓았고 이를 통해 지식을 빠르게 기억하고 필요한 순간에 활용할 수 있었다.
UI 컴포넌트 구현 스터디 Shadcn UI와 같은 UI 컴포넌트를 구현하고, 이를 디자인 시스템에 통합하는 방법을 공부했다. 특히, 스토리북을 활용하여 UI 컴포넌트를 문서화하는 과정은 매우 유익했고 잘 설계된 디자인 시스템의 중요성을 익히게 되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회고 스터디
한국에 돌아온 후, 매주 내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다른 개발자들과 공유하는 회고 스터디를 만들었다. 이 스터디는 나의 성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배우는 기회가 되어 더욱 기술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개발 행사 참여
영국에서의 시간 동안 다양한 개발자 행사에 참여했다. 특히 런던은 테크 커뮤니티가 활발한 도시답게 매주 새로운 밋업과 컨퍼런스가 열렸다.
- JS Monthly에서는 매월 최신 자바스크립트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들을 접할 수 있었다.
- React Advanced London에서는 리액트 활용 전략과 성능 최적화 기법 등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고
- London.JS와 CITYJS는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들의 대표적인 모임으로, 이곳에서는 현지 기업들의 기술 사용 사례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기업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런던의 기업들이 어떻게 자바스크립트와 관련된 기술들을 실무에서 활용하고 있는지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 ReactJS Girls 밋업은 여성 개발자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
- London GraphQL 밋업에서는 대규모 서비스에서 GraphQL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어떤 문제들을 겪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 실제 적용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커뮤니티 활동은 단순히 기술적인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글로벌 개발자들의 시각과 현지 개발 문화를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특히 영국의 개발자들이 가진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점, 새로운 기술을 대하는 태도는 많은 영감을 주었다.
기술적 성장과 도전
새로운 기술과의 만남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기술 스택을 경험하며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
tRPC, Storybook, Turborepo, Next.js 14 등 새로운 기술들을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해보면서,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각 도구가 가진 배경과 장단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FSD(Feature-Sliced Design) 아키텍처를 도입한 경험이다. 처음에는 새로운 구조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구조가 주는 이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코드를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고,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얼마나 유용할 수 있는지 깨달았다.
배움의 방식에 대한 깨달음
1년간의 학습 여정에서 가장 큰 깨달음은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는 데 집중했지만, 점차 기본기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공식 문서를 꼼꼼히 읽고 직접 적용해보는 과정, 그리고 이를 다른 개발자들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모던 리액트 딥다이브" 책과 여러 프론트엔드 테스트 관련 강의들은 단순한 학습 자료를 넘어 개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었다. Perplexity, cursor, chatgpt와 같은 AI 도구도 유용했지만, 이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2025년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이제는 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려 한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되,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쫓기보다는 본질적인 성장에 집중하고자 한다.
- 첫째, 자바스크립트와 리액트의 기본기를 더욱 탄탄히 다지려 한다. 화려한 기술 스택보다는 핵심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다.
- 둘째, 기술 블로그 작성과 오픈소스 기여를 통해 지식을 나누고 성장하려 한다. 주 1회 블로그 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지식 정리를 넘어 더 깊은 이해를 위한 과정이 될 것이다.
- 셋째, 멘토링에 도전하여 다른 개발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멘토링을 통해 나의 부족한 부분도 발견하고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2025년에는 프론트엔드 개발 직무에 취업하여 더 나은 개발자로 성장하고, 블로그를 통해 지식을 나누며 나만의 프로젝트 성능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스터디를 운영하며 학습과 네트워킹을 통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개발 지식을 갖춘 균형 잡힌 개발자로 성장하고자 한다.
마무리하며
영국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큰 교훈을 주었다. 그동안 겪은 실패와 도전은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주었고, 취업 준비를 더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더 중요한 것은, 취업을 목표로 했던 영국에서의 경험이 내 기술적 성장에 도움이 되었으며, 내가 가진 역량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취업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취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고, 내가 더 나은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영국에서 겪었던 도전들이 나에게 더 단단한 토대를 만들었고, 이제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려 한다.
